개봉 : 2019년 01월 10일
러닝타임 : 130분
감독 : 피터 패럴리
주연 : 비고 모텐슨 - 토니 발레롱가 역
마허샬리 알리 - 돈 셜리 박사 역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며, 2018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되었고,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2018 골든 글로브상 뮤지컬 코미디 작품상 수상작이며, 제91회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수상작이다.
서로에 세상과 편견 속에 살아가는 두 남자가 서로를 이해해가며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한국에서는 평점이 9.55점이며 코미디와 감동, 그리고 깊은 사색을 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줄거리
"그린 북"은 1960년대에 인종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을 배경으로 한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토니는 '떠버리'라는 별명을 가진 나이트클럽 웨이터이며 주먹 꽤나 쓰는 인물이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며 흑인이 쓴 물컵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인종차별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가 일하고 있는 클럽이 두 달간 문을 닫게 되면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그때 지인의 추천으로 셜리 박사의 운전기사 면접을 보게 된다. 셜리 박사는 본인이 차별을 마다하지 않는 흑인이었고 그는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 셜리는 8주간의 콘서트 공연으로 운전해 줄 기사가 필요했다. 그때 그가 요구하는 부분은 기사 노릇뿐만 아니라 다림질과 구두닦이까지. 토니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제시하며 그 금액이 아니면 하지 않겠다 조건을 걸고, 셜리 박사는 그의 조건을 들어주게 된다. 출발하기 전 레이블에 받은 책은 흑인들의 여행 가이드 '그린 북'을 받게 된다.
여행 시작부터 둘은 성향, 성격, 말투, 취미까지 맞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 처음부터 삐걱거린다. 돈 셜리는 조금 더 예의를 갖추고 정중한 말투를 써달라 토니에게 요청하고 그런 토니는 불평을 표현한다. 하지만 돈 셜리의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에 감명받은 토니는 그를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공연마다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겪게 되며 난항을 겪는다. 양장점에서 흑인은 옷을 입어볼 수 없으며, 화장실은 실내가 아닌 야외 재래식에서 봐야 하는 등. 셜리는 이런 상황을 품위 있고 격조 있게 넘어가지만 토니는 그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렇게 일정을 소화하는 중에 토니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셜리가 수정 및 작업을 도와주며 둘은 더 가까워지게 된다. 둘의 우정이 가까워질수록 셜리에게 행해지는 인종차별 또한 점점 수위가 높아진다. 백인과 같이 있었단 이유로 동성애자라는 오해를 받았다. 그리고 흑인이 다닐 수 없는 통금시간에 다녔다는 이유로 비 오는 날 차 밖으로 끌려나오게 되는데 경찰은 토니에게 혐오 발언을 하고 토니는 참지 않고 주먹을 날린다. 결국 둘은 경찰서 쇠창살 안에 갇히게 된다. 돈 셜리는 경찰서장에게 전화 한 통을 부탁하게 되고 법무장관에게 전화를 하게 된다.
결국 둘은 경찰서에서 나오게 되지만 분위기는 좋지않다. 돈 셜리는 "그렇게 감정적으로 행동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인종차별을 당해온 자신도 참는데 본인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했다고 화를 내냐"라며 분노를 표출한다. 토니는 " 겉만 흑인이지 전혀 그들을 모르고 어울리지도 못하는 댁보다는 밑바닥 삶을 살아온 내가 더 흑인에 가깝겠다"라고 대꾸한다. 편견 섞인 말에 화를 참지 못한 셜리는 차에서 내리게 되고, 그곳에서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을 표출한다. "백인에 끼지도 그렇다고 같은 인종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며, 남자답지도 못하다고 하면 자신은 도대체 누구냐"라고 소리친다. 서먹해진 둘은 하룻밤 묵을 숙소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사과하며 화해를 한다.
마지막 버밍엄 공연을 앞둔 셜리는 그곳에서 창고를 대기실로 써야 하는 차별을 당한다.심지어 식당 출입마저 거절당한다. 그곳에 오래된 관례인 백인만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셜리는 이곳에서 식사를 하지 못한다면 자신은 공연을 하지 않겠다 하며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그렇게 토니와 셜리는 버밍엄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그곳은 흑인들이 모여있는 식당이었고 오히려 토니가 낯선 외부인이 된다. 턱시도를 입은 셜리를 신기하게 생각한 바 여직원에게 토니는 그가 유명한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한다. 셜리에게 음악을 부탁하게 되고 그는 멋진 연주를 보여준다. 그의 음악에 감명받은 다른 악기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추게 되고 연주해 본 적 없는 피아노로 자신과 같은 사람들과 어울려 연주하는 셜리는 어떤 해방감을 느낀다.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 눈보라가 몰아치는 밤. 또다시 경찰이 나타나 그들의 차 창문을 두드린다. 그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것일까 내심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하지만 경찰은 차가 한쪽으로 치우친 것 같으니 바퀴를 바꿀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도 잊지 않고 해준다.
눈보라를 뚫고 도착한 뉴욕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토니는 자신의 집으로 같이 가자고 권유하지만 셜리는 거절한다. 집으로 돌아온 토니는 반가운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중에도 셜리가 생각난다. 셜리 또한 대저택에 홀로 남아있으니 공허하다. 와인을 들고 찾아온 셜리를 토니는 무척 반갑게 맞아주고, 그의 가족 또한 셜리를 가족처럼 대해준다.
명대사 및 감상평
폭력으로는 절대 이기지 못합니다.
품위를 유지할 때만 이길 수 있는 겁니다.
흑인이 다닐 수 없는 통금시간에 움직였단 이유로 경찰관에게 조사를 받다 혐오 발언을 참지 못한 토니가 주먹을 날려 결국 경찰에서 잡혀간 토니와 셜리. 그곳에서 셜리는 화를 억누르는 목소리로 대사를 내뱉는다.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에게 똑같이 폭력을 행한다면 결국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그의 말처럼 우리는 품위를 유지하며 평화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누구나 베토벤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음악은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토니가 셸리와 함께 술 한 잔을 하며 나누는 대화. 흑인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토니가 그의 음악 실력을 인정하며 칭찬 해주는 장면이다. 흑인이 백인의 음악으로 연주한다는 이유로 비방과 비난을 견뎌야 했던 그. 하지만 돈 셜리만의 음악은 독보적이고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다고 토니가 인정해 주는 장면에서 서로가 가졌던 편견은 서서히 사라지고 인간과 인간으로서 인정하고 가까워지는 그들의 관계성이 잘 보였다.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다면,
그럼 난 뭐죠?
백인의 음악으로 연주하지만 뒤에서는 인종차별을 당하고, 같은 인종 사람에게는 이방인 취급을 당하는 그는 정체성 혼란이 온다. 그 어디에 끼지도 못하는 그는 공허하고 외로워 보인다. 하지만 차별 속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하는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토니의 실수로 결국 폭발하는 그의 모습은 안타깝고 그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고뇌가 무엇인지 절절히 느껴져 안쓰러웠다.
인간관계, 그리고 우정이라는 관계 속에서 인종이라는 것은 아무 장애물이 되지 못한다. 그저 감정과 공감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느끼며 돈독해지는 것이다. 토니가 보여주는 모습이 좋았던 점은 그 사람 자체를 알게 되는 순간 인종이 아닌 그 사람 자체로만 봐주고 대해준다는 것이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하고 용기를 먼저 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용기가 셜리의 닫혀있던 마음을 열어주었다. 나 또한 표면적인 모습으로 편견을 가지지 않고 진짜 그 사람의 내면을 볼 줄 아는 용기를 가져야겠다 생각했다.
적절히 웃기고 인종차별이 만연한 미국 사회에 충격을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따뜻한 사람들이 더 많다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영화. 꼭 한 번 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