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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 다시 시작하는 노래

by 동그란수디 2024. 12. 20.

 

우리에게 'Falling slowly'라는 주제곡으로 알려진 영화 '원스'의 감독 존 카니의 음악 영화이다. 2014년 08월 13일에 개봉했고 최근 2024년 09월 18일에 재개봉을 했다. 평점이 9.12점의 370만 관객 수를 감동하게 했다. 남들이 원하는 대중을 따라가는 음악이 아닌 나의 소신과 가치관을 지키며 '나의 노래로 다시 시작하겠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 영화는 버릴 것 하나 없는 명품 OST와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Maroon 5의 애덤 리바인 및 빛나는 조연들의 연기, 그리고 뉴욕 도시의 곳곳을 볼 수 있는 영상미까지. 듣고 볼 거리가 풍성한 영화이다.

 

주인공 소개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싱어송라이터다. 그리고 데이브(애덤 리바인)와는 연인 사이이다. 데이브가 스타덤에 오르며 제작사와 계약을 하게 되며 같이 뉴욕으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은 주인공이 아니다. 하지만 데이브의 옆에서 그의 작업을 도와주며 그의 곁을 지킨다. 그러나 바쁜시간을 보내던 데이브의 마음이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 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배신감에 분노한다. 상실감을 이기지 못한 그녀에게 과거의 화려한 전성기를 가졌던 유명 프로듀서였지만 지금은 하루를 버티기도 힘든 댄(마크 러팔로)을 만나게 되면서 묻어 놨던 자신의 노래로 뉴욕을 무대 삼아 녹음하며 세상에 드러내기로 결심한다. 그 과정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 곡을 작업하고 자신의 옛 연인도 기꺼이 마음에서 떠나보내주며 그녀는 상실과 슬픔을 극복해 나간다.

댄(마크 러팔로)은 과거 화려한 수상 경력과 스타들을 배출한 유명 프로듀서였다. 하지만 현재의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며 조금씩 자리에서 밀려나게 되고, 결국 자신의 회사에서도 잘리게 된다. 가족과도 사이가 원만하지 않아 이혼한 상태이다. 그러던 중 그레타가 뮤직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게 되며 자신의 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가 생기게 된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총괄 제작하며 음악을 만드는 재미와 자신도 몰랐던 딸의 재능, 가족들의 관심을 조금씩 되찾게 된다. 그레타와의 음악작업으로 어둡고 좌절스러웠던 상황을 조금씩 치유하며 삶의 희망과 밝음을 찾아가게 된다.

데이브(애덤 리바인)는 그레타의 연인이자 영화 노래로 대박을 친 스타다. 처음에는 그녀와 같은 길을 간다는 것에 기뻐했지만 점점 스타의 자리가 사람을 변하게 하고 그레타라는 소중한 인연을 놓치게 된다. 그렇게 대중성을 따라가는 음악을 하던 그는 그레타의 노래를 듣게 되고 자신이 놓친 게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녀에게 돌아가고 싶지만 결국 그녀를 다시 떠나보내게 된 그는 홀로 무대에 남아 노래를 부른다.

 

 

줄거리

그레타는 영화 노래로 유명해진 남자친구 데이브의 메이저 음악 회사 계약으로 같이 뉴욕에 오게 된다. 그에게 영감을 준 그녀이지만 제작사의 관심은 오로지 데이브에게 있다. 그런 그의 옆에서 그녀는 보조 역할도 자처하며 서포트 해준다. 하지만 그가 작곡한 노래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여성에게 마음이 향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정하지 않는 그를 보며 배신감에 분노하고 그렇게 짐을 싸서 나오게 된다. 오갈 데 없는 그녀를 가장 친한 친구 스티브(제임스 코든)가 자신의 집으로 안내해 준다.

상실감에 도저히 뉴욕에 남아있을 수 없게 된 그레타는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친구는 그녀를 데리고 뮤직 바에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그녀가 작곡한 곡으로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어 준다. 그녀는 원하지 않았지만 친구를 위해 무대에 서 노래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노래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결국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노래를 부르는 그녀를 한 남자가 열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댄은 그날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자신이 선택한 아티스트들은 줄줄이 망하고 트렌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그와 같이 일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된 그의 협업자의 말에 분노한 댄은 결국 자신이 일궈놓은 회사에서도 잘리게 된다. 부인과는 이혼했다. 딸은 자신을 창피해 한다. 모든 것이 최악인 하루에 마지막으로 들린 뮤직바에서 그레타가 부르는 노래를 듣게 된 댄은 그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 상상을 하게 된다. 흥미가 돋은 댄은 그레타에게 같이 곡 작업을 하자고 권하지만 그레타는 의심한다. 그러다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된 그녀는 자신도 자신만의 음악으로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결국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는 마이너 한 감성이기에 제작사에서 거절한다. 결국 댄과 그레타는 본인들이 직접 녹음하고 앨범을 제작하기로 한다. 그들의 녹음실은 도시, 뒷골목, 옥상, 지하철 등등 가릴 것 없이 모든 곳이 무대가 된다. 댄의 능력으로 능력이 화려한 뮤지션들을 섭외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밴드를 구성해 음악을 만들어 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 중에 그레타와 댄의 상처는 조금씩 치유가 된다. 음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그레타는 자신이 작곡한 노래 중 한 곡을 전 연인에게 들려주게 되고, 그 노래를 들은 데이브는 그레타가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게 되고 그녀에게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렇게 다시 마주한 그들이지만 서로의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그레타는 그에게 헤어짐을 얘기한다. 그녀를 붙잡고 싶은 데이브는 자신이 설 무대에 그녀를 초대하게 되고, 그곳에서 그레타가 자신에게 작곡해 준 'Lost stars'를 부르게 된다. 그녀와 같이 곡을 부르고 싶어 하는 데이브는 그녀를 무대에 부르지만 그레타는 결국 우리는 가야 할 길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그곳을 떠난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삶을 선택해 나가고 댄 또한 가족과 반가운 재회를 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감상평

뮤직바에서 그레타가 반응 없는 관중들 사이에서 자작곡을 부르는 모습이 댄뿐만 아니라 이 도시에서 홀로 쓸쓸함을 삼키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이해해 주는 무대였다. 그리고 음악이라는 장르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보는 게 흥미롭다. 사람은 사람으로 극복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게 꼭 연인과의 사랑이 아닌 사람들과의 우정, 의리, 공감 덕분이었다. 또한 음반 작업을 하는 무대가 녹음실이 아닌 뉴욕 곳곳의 장소, 지하철, 엠파이어 스테이트가 보이는 건물 옥상, 낡은 뒷골목이었는데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 영화에서 댄이 하는 명대사 중에 "이래서 내가 음악을 좋아해, 모든 평범함도 음악을 듣는 순간 아름답게 빛나는 진주로 변하니까"라는 말이 있다. 어느 무대, 어느 장소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였다. 음악을 듣는 그 순간 일상의 평범한 생활, 장소도 특별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깨닫는다. 우리가 흘려보내는 하루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소중하고 특별한 순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댄의 딸과 그레타의 관계성도 따뜻하다.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고 현실적이면서 따뜻한 조언을 해주는 그레타 덕분에 댄의 딸은 과거의 모습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길을 나아간다. 여기에서 어른의 역할은 강한 훈계가 아닌 공감과 이해, 따뜻한 조언으로 옳은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레타의 성장이 울림을 준다. 그레타의 옛 연인을 홀가분하게 보내주고 그녀 스스로의 자존감과 자신감, 앞으로 나아갈 길을 내가 정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우리에게 강한 감동을 준다.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 것일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지만 그것을 믿고 꾸준히 해나가기만 하면 기회라는 것은 그렇게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의심하지 말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매일 꾸준히 해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럼 기회는 우연을 가장하여 찾아오지 않을까.

이 영화를 보며 나의 꿈을 믿고 나아가는 것, 좋은 사람들을 옆에 두는 것, 평범한 일상이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명곡 OST인 'Lost stars'는 사랑하는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방황하고 실망하는 순간들이 오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가며 상실과 슬픔을 통해 스스로 성장해나간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길을 잃은 별이지만 그 어둠을 밝히기 위해 애를 쓰는 존재라는 가사 내용이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