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 2005년 11월 10일 / 재개봉 : 2024년 12월 18일
장르 : 로맨스,멜로,드라마,SF
러닝타임 : 108분
감독 : 미셸 공드리
주연 : 짐 캐리(조엘 배리시 역)
케이트 원슬렛(클레멘타인 크루진스키 역)
커스틴 던스트(메리 스베보 역)
마크 러팔(스탠 핑크 역)
평점 : 9.24
마스크의 익살스럽고 개구진 표정으로 코믹한 느낌이 강한 배우였던 짐 캐리의 진중하고 굵직한 연기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케이트 윈슬렛은 타이타닉으로 유명한 배우이며 그녀의 폭넓은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수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사랑했던 연인이 나 대한 기억을 지운다는 신선한 소재의 영화이며, 파격적인 스타일의 케이트 윈슬렛과 내성적이고 조용한 짐 캐리의 연기는 묵직한 감동과 깊은 여운을 느끼게 해준다. 많은 이들에게 인생작으로 꼽히는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기억이 지워져도 결국 다시 사랑하게 되는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느끼는 감동과 그들이 주는 깊은 울림이 아닐까 생각한다.
줄거리
영화의 시작은 조엘(짐 캐리)이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며 시작한다. 그는 내성적이고 조용하며 사색을 즐기는 남자이다. 그날은 밸렌타인데이. 출근을 하기 위해 역에 도착하지만 무슨 기분인지 땡땡이를 치고 싶다. 충동적으로 오른 기차는 몬탁행 기차. 해변을 거닐 일기도 쓴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파란색 머리의 여자 클레멘타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적극적인 관심과 표현으로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화면 전환이 이루어진다.
차 안에서 울고 있는 짐 캐리. 그녀에게 연인이 있었다. 그들은 다퉜고 사과를 하기 위해 밸렌타인 선물과 함께 그녀가 일하는 서점에 방문한다. 하지만 연인은 그곳에서 조엘을 처음 본 사람처럼 대하며 심지어 다른 이성과 스킨십을 한다. 충격에 빠진 조엘은 그의 친구 집으로 돌아와 친구 앞에서 어떻게 그녀가 그럴 수 있냐며 불같이 화를 낸다.
그때 친구는 조엘에게 '라쿠나'라는 회사에서 온 편지를 보여준다. 편지 내용은 "클레멘타인 씨는 조엘에 대한 기억을 전부 지웠습니다. 그녀에게 예전 관계에 대한 언급은 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 적혀있었다. 자신에 대한 기억을 지웠다는 생각에 분노한 조엘은 자신 또한 연인이던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라쿠나'를 방문하게 된다.
그의 기억을 지워주기로 한 원장은 밤에 회사 직원들을 조엘의 집으로 보내고 작업을 시작한다.
수면을 취하는 그의 머리에 기계를 설치하고 그의 기억을 지우는 시스템을 작동한다.
그렇게 그의 기억과 추억들은 하나둘씩 지워져 나간다.
기억은 최근의 기억부터 삭제가 된다. 그들이 싸웠던 날에 다투며 나누었던 대화부터 행복한 추억과 뜨거운 사랑 그리고 실망감을 느꼈던 순간까지.
하나 둘 삭제되어 갈 때마다 조엘은 혼란스러워한다.
한 편, 조엘의 기억을 지우러 온 회사 직원 중 패트릭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조엘에 대한 기억을 지우러 온 클레멘타인을 보고 반해 그녀 몰래 조엘과 나누었던 추억의 물건을 훔치고 읽어내며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기억을 지운 그녀와 현재 사귀는 중이다. 조엘이 기억에서 클레멘타인을 지워가고 있는 작업 중에 패트릭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의 주인은 클레멘타인. 갑자기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섭고 불안하다며 마치 내가 지금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패트릭에게 얼른 와 달라고 애원하는 그녀. 패트릭은 조엘이 가지고 있던 추억의 물건까지 훔쳐가 그녀에게 했던 대사를 똑같이 클레멘타인에게 말하며 환심을 사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클레멘타인은 불쾌해 한다.
그 와중에 조엘은 지워나가는 자신의 기억 속에서 아름다웠고 뜨거운 사랑을 했던 과거의 클레멘타인을 더 이상 지우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 상황이 멈추기를 바란다. 결국 그는 기억이 지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 의식 속에서 도망 다니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기억 지우기가 멈춰지지 않고 마지막 기억이었던 둘의 첫 만남 장소인 몬탁 해변에서 조엘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클레멘타인에게 작별을 고한다. 그리고 기억이 지워진 채로 일어난다. 처음 오프닝의 장면이 다시 시작된다.
충동적으로 간 몬탁 해변에서 서로에 대한 기억을 지운 채 다시 만나게 된 조엘과 클레멘타인. 그들은 다시 호감을 느꼈고, 사랑을 나눈다. 조엘의 집으로 가기 전 자신의 집에 잠시 들린 클레멘타인은 가벼운 짐을 챙기다 자신에게 온 우편을 발견하게 된다. 그 안에는 편지와 함께 테이프가 들어있다. 조엘의 차에서 틀어보는데 그 속에는 그녀가 기억을 지우러 갔던 라쿠나에서 그의 험담을 하며 그를 지우겠다고 상담했던 내용이다. 둘은 충격을 받고 혼란스러워하며 헤어지게 된다. 그러나 그 테이프은 조엘에게도 도착했다.
서로가 사실은 연인 사이고, 서로가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화도 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조엘은 다시 시작하기를 원했고 클레멘타인은 다시 사랑하고 다시 당신을 지루해 할 것이라며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조엘은 그럼 어때,라며 그녀를 보며 웃는다.
그렇게 그들은 다시 사랑할 용기를 냈고 서로 마주 보고 웃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명대사 및 감상평
제발..이 기억만은 남겨주세요.
지워가는 기억 속에서 클레멘타인은 과거 자신의 못생김으로 인한 상처를 얘기한다. 조엘은 그녀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끊임없이 아름답다고 얘기해 준다. 하지만 그 기억마저도 사라져 간다. 그때 이불을 붙들며 조엘은 외친다. 제발, 이 기억만은 남겨주세요. 이별할 때는 서로에게 상처만 주기 바빴던 그들. 하지만 그들의 추억 속에서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시간도 있었다. 나의 아픔을 연인이 품어주고 감싸줄 때 그 기억은 영원히 남기고 싶은 순간이다. 그 또한 사랑하는 그녀에게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고 끊임없이 품어주던 기억을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 사실 그런 순간을 떠올리며 사랑한다면 그들은 싸우지 않았을 테지만 사람은 결국 망각하고 잊어버린다. 그런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지워내는 순간에 알게 된다. 마음속에 울림이 있는 장면이었다.
니가 없는 곳은 기억나지 않아.
기억이 지워지는 것을 멈추고 싶었던 조엘은 의식 속에서 클레멘타인을 데리고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추억을 토대로 만들어진 기억의 지도를 벗어난 다른 기억으로 도망쳐야 하지만 클레멘타인이 없는 기억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조엘의 인생에 클레멘타인은 없어질 수 없는 존재였다. 사랑하는 연인이 내 인생을 저당 잡아도 그게 기분 나쁘지 않다. 오히려 행복하다. 내 삶의 일부가 아닌 전체가 그녀였던 그때를 지워내기란 쉽지 않다. 서로 심하게 다투어도 여전히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 기억을 지울수록 그 사실을 더 느낄 뿐이다. 우리 또한 내 인생의 전부였던 사랑을, 그 기억을 지워낼 수 있을까. 기억은 지워져도 마음에서는 영원히 지워낼 수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난 니가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넌 단지 들떠있을 뿐이었어.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클레멘타인을 좋아했었던 조엘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에게 반했던 모습이 부정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 모습은 모든 연인에게 권태기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듯 하다. 하지만 그녀는 변한 게 아니다. 단지 조엘의 마음이 변했던 것뿐이다. 미친 것처럼 굴던 클레멘타인은 그저 들떠 있는 여자였을 뿐이다. 사람들은 장점에서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실망하고 그럼 그렇지 라며 편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사람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단점도 결코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 또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그런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고마워하고 사랑하자. 상대방 또한 나의 단점을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서로가 지루하고 실망스러워 서로의 기억을 지웠더 그들이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 서로에게 사랑에 빠진다. 기억은 지울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사람을 향했던 사랑까지 완전히 지우는건 힘들다는 것. 느낌 점은 내 곁에 있는 사람을 다시 바라보고 기억하고 추억하며 좀 더 존중하고 사랑한다면 소중한 인연을 놓치는 바보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