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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미 바이 유얼 네임(Call Me by Your Name) : 소설과 영화의 차이

by 동그란수디 2025. 10. 4.

영화 call me by your name 포스터

 

영화 콜미 바이 유얼 네임(Call Me by Your Name) 은 2017년 개봉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입니다. 이탈리아의 한 여름을 배경으로 17세 소년 엘리오와 대학원생 올리버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며, 성장과 정체성, 그리고 사랑의 깊이를 담아낸 영화죠. 원작은 안드레 아치먼(André Aciman)의 동명 소설로, 영화와 비교했을 때 묘사 방식, 감정의 깊이, 엔딩 해석에서 차이가 존재합니다. 본문에서는 원작 소설과 영화의 차이점을 분석하며,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심층적으로 탐구해보겠습니다.

원작 소설 속 감정의 깊이

원작 소설 Call Me by Your Name 은 엘리오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며, 그의 내면 묘사가 영화보다 훨씬 세밀하고 복잡하게 펼쳐집니다. 엘리오는 올리버에 대한 사랑과 갈망, 두려움과 혼란을 일기처럼 기록하며, 때로는 집착적이고, 때로는 철학적 사색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엘리오의 심리적 흔들림과 청춘의 불완전함을 더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영화는 시각적·청각적 연출에 집중합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탈리아 북부의 여름 풍경과 클래식 음악, 배우들의 눈빛과 제스처를 통해 감정을 전달합니다. 따라서 소설이 내면의 독백으로 사랑의 깊이를 드러낸다면, 영화는 함축적 표현과 여백의 미학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예를 들어, 엘리오가 올리버의 수영복을 몰래 만지는 장면은 소설에서 상당히 길게 묘사되지만, 영화에서는 짧은 컷으로 상징적으로 표현됩니다. 이런 차이는 소설과 영화가 같은 이야기를 전하되, 감정의 밀도와 체험 방식이 다름을 보여줍니다.

영화와 소설의 서사적 차이

원작 소설은 영화보다 훨씬 넓은 시간대를 다룹니다. 소설은 엘리오와 올리버의 여름 사랑뿐 아니라, 수십 년이 지난 뒤 두 사람이 재회하는 장면까지 담고 있습니다. 이 결말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랑이 어떻게 기억되고, 또 어떻게 지속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반면 영화는 한여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크리스마스 시즌 전화 통화 장면에서 마무리됩니다.

영화의 엔딩에서 엘리오는 벽난로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올리버와의 추억을 되새기고, 화면은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수 분간 멈춰 있습니다. 이는 관객이 엘리오의 감정을 직접 느끼도록 하는 강렬한 장치입니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더 나아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잊히지 않는 사랑의 흔적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의 지속성과 불멸성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영화가 순간의 아름다움과 상실의 아픔에 집중한다면, 소설은 기억의 무게와 사랑의 영속성에 초점을 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랑의 의미와 해석의 차이

소설과 영화 모두 "사랑의 본질은 상대방과 하나가 되는 경험"이라는 공통 메시지를 전합니다. 하지만 해석의 방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소설은 더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언어로 사랑을 탐구합니다.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너를 내 이름으로 불러달라(Call me by your name)"라고 말하며, 사랑이란 상대방과 나의 경계가 사라지는 체험임을 드러냅니다. 이 구절은 원작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연애를 넘어 정체성의 융합을 상징함을 보여줍니다.

반면 영화는 이 개념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합니다. 배우 티모시 샬라메와 아미 해머의 섬세한 연기, 풍경과 음악이 어우러져 사랑의 감정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만듭니다. 특히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음악은 두 사람의 감정 곡선을 따라 흐르며, 관객이 사랑의 절정을 함께 느끼도록 합니다. 영화는 철학적 설명보다는 감각적 경험에 집중하면서, 관객 스스로 사랑의 의미를 체득하게 하는 장치를 마련합니다.

콜미 바이 유얼 네임은 원작 소설과 영화 모두 사랑과 성장의 본질을 탐구하지만, 전달 방식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소설은 엘리오의 내면 독백과 시간의 흐름을 통해 사랑의 깊이와 불멸성을 강조하고, 영화는 시각과 청각적 연출을 통해 순간의 감정과 여운을 극대화합니다. 두 매체는 서로 다르지만, 결국 공통적으로 “사랑은 나와 너의 경계를 허무는 경험”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독자는 소설에서 철학적 성찰을, 관객은 영화에서 감각적 울림을 얻으며, 두 작품 모두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 남아 있습니다.